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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내선 전기공사 현장에서 일하면서 수많은 공사를 경험했습니다. 학교, 아파트, 공장, 상가 등 다양한 현장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성공적인 준공의 기쁨도 있었지만 지금도 잊지 못하는 사고와 아찔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를 되돌아보면 대부분은 특별히 어려운 기술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작은 부주의와 소통 부족, 그리고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은 행동이 원인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경험했던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며 후배 기술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교훈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교훈, 전기만 잘한다고 좋은 기술자는 아닙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고는 어느 중학교 급식실 신축공사에서 발생했습니다.

설계도서에 따라 전기설비를 성실하게 시공하고 모든 검사를 마친 후 시설을 인계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에서 급하게 연락이 왔습니다.

"메인 분전반에서 불꽃이 발생했습니다."

현장으로 달려가 차단기와 배선을 확인했지만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원인을 찾기 위해 주변을 자세히 조사하던 중 분전반 바로 위 천장으로 지나가던 수도배관이 파열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파열된 수도배관에서 흘러내린 많은 양의 물이 분전반 내부로 유입되었고, 절연이 파괴되면서 누전과 단락이 동시에 발생한 것입니다.

다행히 누전차단기와 배선용 차단기가 즉시 동작하여 전원을 차단했고, 화재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저에게 매우 큰 교훈을 남겼습니다.

전기공사는 전기설비만 보는 기술이 아니라 현장 전체를 보는 기술이라는 사실입니다.

전기기술자는 수도, 소방, 냉난방, 환기설비 등 다른 공정이 전기설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까지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두 번째 교훈, 작업자 간의 소통이 안전을 만듭니다

전선 색상 기준이 변경되던 시기의 일입니다.

한 작업자는 기존 습관대로 청색 전선을 중성선으로 사용했고, 다른 작업자는 변경된 기준에 따라 회색 전선을 중성선으로 결선했습니다.

서로 작업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채 결선을 마쳤고, 통전 순간 부하 측에 과전압이 인가되었습니다.

결국 여러 전기기기가 손상되었고, 원인을 찾기 위해 모든 회로를 다시 점검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공사 일정은 지연되었고 재시공 비용도 발생했습니다.

그 이후 저는 공사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작업자들과 회로 구성과 전선 색상 기준을 함께 확인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도 항상 말합니다.

"기술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소통이다."

세 번째 교훈, 측정은 결코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아파트 신축공사는 수백 세대의 절연저항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반복 작업이 많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힘들고 지루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다른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절연저항 측정은 단순히 검사에 합격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내가 시공한 결과물을 스스로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한 현장에서 절연저항 측정 중 기준보다 낮은 값이 나왔습니다.

배선을 다시 확인한 결과 금속 전선관 입구에서 전선 피복이 미세하게 손상된 것을 발견했고, 즉시 보수한 후 정상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측정을 소홀히 했다면 준공 후 누전이나 반복적인 차단기 동작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컸습니다.

그 이후 저는 후배들에게 항상 말합니다.

"측정은 나를 귀찮게 하는 일이 아니라, 나의 시공 품질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30년 현장이 가르쳐 준 가장 큰 교훈

현장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화려한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기본을 끝까지 지키는 자세입니다.

규격에 맞는 자재를 사용하고, 설계도서를 확인하며, 절연저항을 측정하고, 작업자들과 충분히 소통하는 일은 특별한 기술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기본을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이 결국 사고를 예방하고 신뢰를 얻습니다.

저는 30년 동안 현장에서 일하며 '빨리 끝내는 기술자'보다 '끝까지 확인하는 기술자'가 오래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후배 기술자들에게 전하는 말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현장은 기술을 배우는 곳이지만, 책임감을 실천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전기공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를 다루는 일입니다.

그래서 작은 실수 하나가 사람의 생명과 재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작업이 무사히 끝났다면 그것은 운이 아니라 기본 원칙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항상 배우는 자세를 잃지 말고, 한 번 더 확인하고, 한 번 더 측정하며, 함께 일하는 동료와 충분히 소통하는 기술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마무리

30년이라는 시간은 저에게 수많은 현장을 경험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좋은 전기기술자는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기본을 끝까지 지키는 사람이라는 사실입니다.

안전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성실한 시공, 꾸준한 점검, 정확한 측정, 그리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모일 때 비로소 안전한 전기설비가 완성됩니다.

이 글을 읽는 후배 기술자 여러분도 오늘의 작은 실천이 10년, 20년 후 여러분의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시리즈의 마지막 글인 「제20회. 30년 전기기술자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10가지 조언」으로 그동안의 경험과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